나들이 날: 2022년 11월 20일
서울에 단풍이 아직 곱길래
남쪽 단풍 보러 가볼까 하고
무작정 떠난 나들이 길.
봉화 청량산이
단풍으로 유명하다는 말만 듣고
룰루랄라~
청량산을 10여분 남겨두고
눈에 띄는 출렁다리.
주차장은 따로 보이지 않아서
여유 공간에 잠시 세우고
둘러보았다.
신선이 노니는 다리, 선유교
주변으로 낙동강을 끼고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예던길)이
9km 정도 된다.
폭은 2미터
길이는 130미터
말이 출렁다리일 뿐
실제로 출렁거리지는 않았다.
출렁다리 입구에서
낙동강 상류 쪽으로 보면
그냥 평범한 강인데
반대쪽은 오~~
작품이다!
저게 백용담인가?
물이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신선이 노닐만하네~
잠시 둘러보길 잘했다.
청량교를 건너자마자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가 나온다.
표 받는 곳처럼 생겼는데
아무도 없다.
내려올 때도 아무도 없는 걸 보니
잠시 자리를 비운 게 아니라
무료입장인가 보다.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에서부터
3분 정도 더 가면
소형 주차장이 나온다.
소형 주차장은
25대 정도만 주차 가능한 정도
길가에 주차하는 차들도 많았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조그만 정자가
선학정
누가 이 쪼그만 정자 이름을 기억하는가...
정자 이름을 몰랐기에
우리는 엄청난 고생길에 오른다.
입구에는 등산 안내도가 있고
전부 6코스가 있다.
노선 | 거리(km) | 소요 시간 | 노선도 |
1 | 12.7 | 9시간 | 안내소-축융봉-오마도터널-경일봉-자소봉-하늘다리-장인봉-금강대-안내소 |
2 | 6.4 | 5시간 | 입석-응진전-김생굴-하늘다리-장인봉-금강대-안내소 |
3 | 5.1 | 3시간 | 입석-청량사-뒷실고개-하늘다리-장인봉-청량폭포 |
4 | 5.1 | 2시간 30분 | 산성입구-밀성대-축융봉-학소대-안내소 |
5 | 2.3 | 1시간 | 입석-청량사-선학정 |
6 | 6.0 | 4시간 | 입석-응진전-경일봉-자소봉-연적봉-청량사-입석 |
우리는 등산할 생각이 1도 없고
저질체력이므로
청량사만 보고 오는 1시간짜리 코스
대부분 입석이 출발지이므로
당연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입석인 줄 알았다.
청량사 찍고 내려오면 선학정이
어딘가에 있을 줄...
사실 입석은 청량산 등산로 입구인데
소형 주차장에서 8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서 15분 정도?
구글 지도를 보니
입석에도 주차장이 있다. ㅠㅠ
우리는 소형주차장에서
청량사로 바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미리 공부 좀 하고 오를 걸 그랬다.
진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있긴 하다.
가파른 경사로 인해 관계자 외
차량 절대 진입금지
아... 왜 몰랐을까
이 길이 왜 이렇게 한산한지...
장인봉과 하늘다리 구간은
급경사지라 등산장비를 구비하라는 경고도
우리가 가는 길이 아니므로
무시하고 오르기 시작!
등산 장비 1도 없이
물병 하나 없이
손에 핸드폰 하나 들고
앞에 가시는 분들도
가벼운 차림이라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초입부터 계속 오르막.
860미터를 올라가야 한다.
차가 지나가면
태워달라고 할까...
단풍은 다 떨어지고
양쪽으론 암벽만 보이고
종아리는 땡땡
목이 탄다...
경사가 더 심해지니
길 한쪽에 계단이 있다.
그냥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다.
다음에 다시 올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뒤돌아보니
경사가 30도?
느낌은 50도.
표지판을 보니
희망이 보인다.
천천히 가 보자.
나만 힘든 게 아니다.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수행하는 마음으로...
그냥 걷는다.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면
도달하겠지.
드디어
원효대사,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청량사.
안내도가 보인다.
전통다원 안심당(12번)에서
응진전(15번)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은
안심당
차 한잔 마시고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하늘다리까지는 30~4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너무 준비 없이 와서
아쉽지만
하늘다리는 패쑤~
내년에는 꼭 봐야지!
안심당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보이는 범종루
범종루에는 목어, 범종, 법고(북)가 보인다.
범종루 앞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우물이 있는데
표지판은 없지만
안내도에 나오는
청류정인가보다.
청류정 옆에서는
청량사 어린이 자모회에서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한
국화빵을 팔고 계신다.
4개 천 원~
맛있다!
우물 왼쪽으로 올라가면 5층석탑, 유리보전이 나오는데
우리는 일단 오른쪽으로 올라
청량사를 한눈에 조망해본다.
단지가 많은 걸 보니
여기가 스님들이 수행하시는
요사채
우리는 출입금지~
오층석탑으로 오르는 길은
힘들지 않게
아기자기 꾸며져 있다.
오층석탑과
삼각우송이 보인다.
원효대사가 데리고 온
뿔 셋 달린 소가
청량사를 짓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죽었는데,
그 자리에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났다고...
삼각우송 앞에 서서
내려다본 청량사
오층석탑 앞에 서니
힘들었던 기억이 다 사라진다.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가 다 담아내지 못함이
그저 아쉽다.
한참을 산만 바라보았다.
오층석탑에서 뒤돌아 보니
삼각우송이 이 절의 터줏대감 같다.
지장전에는
보물 제1666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이 있다.
지장보살상은 157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근데 너무 반짝반짝
새것 같아 보이는구만
목조인데 어찌 저런 느낌이 나는지...
당대 최고의 조각가가 만든 것임에 틀림없다.
지장전보다 낡아 보이지만
청량사의 주불전인
유리보전
약사여래를 모시는 법당이다.
가운데 불상이 건칠약사여래좌상
흙으로 형태를 만든 뒤
그 위에 삼베를 입히고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일정한 두께를 얻은 후 조각하여 만든 거라고...
유리보전 앞에서 보는
삼각우송이
더 늠름해 보인다.
보는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다름
청량사 입구 안내도에는
삼층석탑이 있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 석탑은 없고
이름 모를 석상이 있다.
구글링해도 안 나와서
모르겠다.
앞에 초도 있고
불전함도 있는 걸로 봐서
기도 들어주는 사람? 인가보다.
고무신이 화분으로 변신하니
나름 멋있음.
구석구석 둘러보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
왔던 길로 내려가려니
아득하다.
이런 길을 내가 어떻게 올라왔지?
등산객들이 모두 다
뒤돌아 내려오신다.
나도 뒤돌아 내려오면서
한 컷
오늘 많이 깨달았으니
다음번엔 준비를 잘해서
하늘다리까지 보고 와야겠다.
단풍이 이쁜
내년 11월 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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