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날: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서울 성곽길을 쫙 돌아보자고
시작했던 때가 1달 전인데
계획보다는 느리지만
조금씩 천천히 가고 있다.
그래도 진행 중이라는 게
중요하지^^
버스정류장 자하문고개/윤동주문학관에서 내리면
순성길 안내 표지가 있다.
지난 달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정신이 팔려
창의문에 4시 6분에 도착했는데
입산금지당했다.
여름에는 5시까지 입산해도 되지만
3~4월, 9~10월에는 4시까지 입산해야 하고
11~2월에는 3시까지 입산해야 한다.
북악산 지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 그런가?
중간중간 안내방송도 나왔다.
5시까지 나가라고...
창의문 화살표를 따라 올라가면
창의문 뒤쪽이 보인다.
'창의문'이란 글씨를 보려면 문을 지나서
반대쪽에서 봐야 보인다.
문을 지나가면
창의문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다.
성곽길을 걸으려면
문을 지나가기 전에
창의문 안내소로 올라가야 한다.
옛날에는 신분증이 꼭 필요했다던데
요즘은 필요 없다.
오늘은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 걷는다.
숙정문에서 창의문으로 가면
엄청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간다길래
우리는
무릎이 중요한 나이이므로
반대로 도전!
느린 걸음으로
약 2시간 내외 소요라고 나와있다.
2시 45분에 입산 시작했으니
5시 전까지는 나갈 수 있겠지.
반입금지 물품도 있네...
우리는 해당사항 없으므로
열심히 걷기만 하면 됨.
시작은 완만한 돌계단.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니
마구 덥다.
오늘 낮 최고 18도라 했는데
20도는 되는 듯...
경사가 점점 가팔라진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니
중간중간 쉬어줘야 한다.
돌로 된 계단은
폭이 넓어서 그나마 쉬기 좋다.
곧이어 데크로 된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 폭이 좁아서 힘들다.
자북정도...
힘들어서
무슨 뜻인지 궁금하지도 않음
나 원래 호기심 많은 사람인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자하문 북쪽으로 난 바른 길?
자하문은 창의문을 일컫는다고 함.
이러다가 5시 전까지 나갈 수 있을까?
걱정 반 염려 반으로 오르던 중
반가운 안내글
CCTV로 24시간 연속 촬영하고 있다고...
즉, 내가 낙오되어도
구하러 온다는 뜻이겠지?
그러고 보니
성곽길 위에도, 아래도
CCTV가 촘촘히 있다.
드디어 첫 쉼터가 나왔다.
한참을 열심히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10분의 1 온 거야?
오르는 길이 이뻐서
보상이 된다.
소나무가 초록초록하니
눈이 시원하다.
소나무는 조선 개국 초부터 특별히 관리되어
잘 보존되어 왔다고...
온통 초록초록한데
눈에 확 들어오는 빨강
작지만 존재감 확실한 녀석이라 맘에 든다.
아직도 까마득한 길
앞에 가던 아저씨가 점점 멀어진다.
뒤돌아보니
오~ 나도 제법 올라왔구먼
저 멀리
인왕산 바위 밑으로
흥선대원군의 별서였다던
석파정이 보인다.
가봤다고 친한 척
막 아는 척...
성곽 바위틈으로 보는
풍경이 재미난다고
열심히 사진 찍길래...
나도 찍어보았다.
몰래 보는 세상
지금까지 경사는 심한 게
아니었다...
내일 종아리가 엄청 당길듯하다.
드디어 두 번째 쉼터가 나타났다.
백악 쉼터
널찍하니 목도 축이고
귤도 좀 까먹어야겠다.
5분의 1쯤 온 건지...
쉼터에서 나오니
더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계단길을 오르니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
그래서 하늘을 향해 한 컷
열심히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백악산 정상
백악마루 표지가 보인다.
거의 반 왔다.
정상에 오르니
좋다!
힘들게 산을 오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백악마루는
서울의 하늘을 방어하는 발칸포가 있던 곳이라고...
정상을 찍으니 내리막이다!
1.21 사태 소나무
1968년 간첩단과 우리 군인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의 흔적이라고...
내려가는 길에는
풍경이 눈에 더 잘 들어옴.
각자성석도 찾아보고
이어서 나타나는 청운대 쉼터
북악산 전면 개방을 기념하여 만든 청운대
경복궁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장소라는데
구름에 정신이 팔려
하늘 사진만 찍고 내려옴 ㅠㅠ
옛날에는
성벽 옆으로 바로 붙어서 걸을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접근 금지.
성벽에서 좀 떨어진 길을 새로 만들었다고...
앞에 가시는 아저씨가
아들에게 설명해 주시는 걸
운 좋게 엿들음 ㅎㅎ
저 멀리 팔각정이 보인다.
저기도 한번 가봐야지...
소나무가 예술이다.
이건 적송이라고...
아저씨 뒤를 따라가니
주워듣는 게 많다.
우와~
눈앞에 펼쳐지는 소나무 소나무
늠름하게 뻗은 모습에
속이 후련하다.
소나무로 눈호강하면서
걷다 보니
숙정문이 보인다.
반쯤 열려있는 문을 통과해서 나가면
'숙정문'이라 쓰인 현판을 볼 수 있다.
숙정문은
조선 한양도성의 4대문 중 북문이다.
숙정문을 내려오니
빨간 단풍이 지천이다.
창의문에서 올라갈 때는
다시 오긴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내려와 보니
또 한 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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