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보는 윤동주 문학관, 시인의 언덕, 청운문학도서관
나들이 날: 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 고개, 윤동주 문학관'이라는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윤동주 문학관이 바로 보인다.
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1년 내내 행사가 많은가 보다.
입장은 무료지만,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문 밖에서 십여분 기다려야 했다.
관람시간은 10시부터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기다리는 동안 가을을 담아본다.
길 맞은편 단풍이 곱디곱다.
입장하면 처음 나오는 곳이
윤동주 문학관 제1전시실.
친필 원고, 사진 자료, 출간된 책 등이 있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눈으로 담기만 했다.
그중 하나를
친구가 소장하고 있다고
자랑하길래
빌려 보았다.
나도 한 권 갖고 싶다 ㅎㅎ
제2전시실은
하늘이 뻥 뚫려 있는 공간.
사실 전시실인 줄 몰랐다.
제1전시실과 제3전시실을
연결하는 곳
그냥 지나가는 공간인 줄 알았다.
귀동냥을 하니
해설사 선생님께서
열린 우물이라고 하신다.
윤동주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라고...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원래 물탱크였던 것을
상단을 개방하고 만든 것이라
물때가 벽면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고 보니 제1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던
우물 목판과 비슷한 느낌이다.
우물 안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니
묘한 느낌이 든다.
제3 전시실로 들어서니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
칠흑 같은 어둠에 익숙해질 때면
어두컴컴한 방 한가운데
의자 몇 개가 보인다.
물때 자국 가득한 벽면에
영상이 나오는데...
좀 기다리더라도
이건 꼭 봐줘야 한다.

윤동주 시인이 이렇게 살다 가셨구나...
<동주>라는 영화도 한번 봐야겠다.
제3전시실은
윤동주 시인이 수감되고 생을 마감했던
후쿠오카 형무소의 차가운 감방을 연상하게 한다.
<별의 시인 윤동주>라는 영상은
매 15분 간격으로 상영된다.
문학관을 나와
옆으로 난 계단으로 올라가면
카페가 나오고,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나온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걸어서 3분 정도
윤동주의 「서시」가 보인다.
어린 시절
맘 속에 품었던 구절 구절
가만 보고만 있어도 좋다.
마음이 몽글거리는 느낌이
꼭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다.
언덕을 조금 내려가니
가을이 한껏 이쁘다.
단풍잎이 초록이어도
너무 매력적이야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꽃이 폈다.
날이 너무 좋아
봄인 줄 착각한 거니?
내가 좋아하는 구절초도 보이고
청운 공원에 한옥집이?
호기심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청운 문학도서관이란다.
한옥 형태의 도서관이라...
새로운 접근!
칭찬하고 싶다.
근데 이미 한옥 형태의 도서관이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보면
새로운 거지 뭐.
맑은 바람이 살랑이고
목화솜처럼 하얀 구름이 너울대는
청운동 인왕산 품 안에
선비의 소매 깃 같은 처마를 드리운
이 도서관을 앉힙니다.
화려하기보다는
아담하면서도 품격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정갈한 한옥 한 채를 정성껏 지었습니다.
전통 건축의 맥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붕에는 장인의 정신이 깃든 기와를 얹었고
재개발로 사라질 뻔한 옛 한옥의 기와를 가져와
담장을 만들었습니다.
삼 년이라는 기간 동안
좋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꿈을 키우고 소통하며
책과 함께 한옥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천십사년 가을에
종로구청장 김영종
정말 아담하고 정갈하다.
방마다
책 읽는 분들이 계셔서
발걸음이 절로 조용조용
아 저게 재개발 지역에서 가져온
한옥 기와인가 보다.
윤동주 문학제 특별전시가
누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11월 30일까지...
누정은 배너 뒤로 보이는 작은 정자이다.
누정 안에 들어가면
창 밖으로 폭포가 보여
멋있다.
사진 명소라
사람들로 붐빈다.
나는 밖에서 한 컷!
한옥이 주는 정겨움 때문일까
편안함에
나도 잠깐 머물러
가을 오후를 즐겼다.
청운 공원은
가을에 산책하기 좋은 명소이다.
힘들지도 않고
여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