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이문세 콘서트
나들이 날: 2022년 12월 9일
2018년 여름
롯데 패밀리 콘서트에서
이문세를 영접하고
내 버킷리스트에
'이문세 콘서트 가기'를 담았다.

그 뒤로 쭈욱
이문세 콘서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소식을 듣고
구할라치면 이미 매진.
늘 한발 늦었다.
혹시나 하고
인터파크 앱을 열어본 날에,
콘서트를 2주 남겨두고
누군가가 취소한 좌석이 둘!

완전 대박~!
근데 고양?
이럴 때 망설이면 망한다.
고양쯤이야 찾아갈 수 있지!

좌석은
4층 C블록 6열
다시 말해서
제일 꼭대기 층 제일 뒷자리

제일 뒷자리면 어때?
함께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지~

4층만 보면 괜찮은데...

무대를 보니 좀 아찔하다.
사실
내려다보면서 방방 뛸 때
어지러웠다. ㅋㅋ

나는 촌스럽게
입장하기 전에 인증샷.
남들은 관람석에 앉아
무대를 향해 표를 들고
인증샷을 남기던데... ㅋㅋ

저 사이에서 사진 찍으시는 분들 많던데...
나도 찍을 걸
지금 후회됨
공연 중에는
촬영이 금지되어
기억으로만 남겨야 하는 게 안타깝다.
난 기억력도 형편없는데...
오프닝 전에 뭐가 잠깐 나오길래
서둘러 찍어보았다.
서울 공연에서는
야광봉도 흔들었다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7시 반이 되니
오프닝 멘트가 나오고
이문세가 나왔다.
2018년에는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이문세 표정이 다 보였는데...
세상에나
이문세 얼굴이 안 보인다.

아래 위로
검은색 옷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멀리서 봐서 그런가
생각보다 날씬해 보였다.
옆자리 관객은 망원경을 준비해오셨는데...
아 미처 몰랐다.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운다.
관객들이
"잘생겼다~"고 외쳐도
아무런 멘트 없이
잔잔히 노래를 시작했다.
<광화문 연가>로 시작해서
<소녀>
<옛사랑>
사실 난 학창 시절에
이문세의 열혈팬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문세 노래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시절을 함께 했다.
그래서인가
다 아는 노래이고
다 들어본 노래다.
어느덧
내가 따라 부르고 있다.
그렇게 발라드 몇 곡을 부르고 나서
이문세의 멘트가 시작됐다.
여유로움과 관록이 느껴졌다.
이삼십 대 관객들을 보더니
그 시절엔
1가구당 1이문세였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그랬지...
갑상선암 투병 당시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성대 쪽 암 조직을 제거하지 않았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가
노래하는 내내
음이탈이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됐다.
건강은 괜찮은 건지...
오늘의 콘서트 주제는
발라드 축제라고...

설마 발라드만 하겠어?
나 오늘 방방 뛸 준비하고 왔단 말이야...
이문세가 옷 갈아입고 나오는 사이
스크린에 이문세의 근황이 소개되었다.
강원 산골에서의 모습과
콘서트 준비하는 모습 등등...
59년생 답지 않게
엄청 부지런히 살고 계신다.
내가 저 나이가 되면
저럴 수 있을까...
흰색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더니
역시 노래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 예~

이제 방방 뛰는 거야~!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알 수 없는 인생>
<파랑새>
<알 수 없는 인생>이란 노래는
미국에 있을 때 알게 된 노래다.
유학생이던 이**씨가 노래방에서 불렀는데
그때 처음 듣고
내 맘에 자리 잡았다.
그 이후로 이 노래만 들으면
맘이 짠하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시간을 되돌릴 순 없나요
조금만 늦춰줄 순 없나요
눈부신 그 시절
나의 지난날이 그리워요
이문세가 퇴장하고
스크린에 자막이 나온다.
파랑새 끝나고
붉은 노을 부를 줄 아셨죠?
말씀드렸잖아요...
오늘은 발라드 축제라고...
정말 붉은 노을 없이
댄스 노래가 끝났다.
그리고
콘서트에서 안타깝게 선택받지 못한
명곡 15곡이 소개되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나는 행복한 사람>
<솔로예찬>
<빨간 내복>
<애수>
<해바라기>
<사랑이 지나가면>
아.. 더 이상 생각이 안 난다.
암튼 중요한 건
관객 중 1명을 추첨해서
15곡 중 1곡을 선택하게 하고
그 노래를 불러 주신다는 것.
그리고 상품으로
콘서트 관람료까지~
오늘 관람객이 1900명인데
4층 관람객이 315명
그중 제일 뒷열에서
한 명을 뽑는다니!!!

제일 뒷열은 46명밖에 안됨.
와.. 심장아 제발 나대지 좀 마...

이거 내가 뽑히는 거 아냐?
뽑히면 뭐 고르지?
고민하는 사이
A열에서 누군가가 뽑혔다.

괜히 맘 졸였네 ㅎㅎ
또 다른 한 분의 선택 곡 <애수>까지
2곡의 발라드를 불러주셨다.
그리고 퇴장했다가
마지막 곡으로
<이별 이야기>
관객과 이문세가 듀엣으로
주고받으면서 불렀다.
오... 떼창의 매력에
자꾸 빠져든다.
시간이 벌써 2시간이 지났다.
느낌상 1시간도 안 된 거 같은데...
앵콜곡으로 2곡을 불러 주셨다.
마지막곡은 역시
붉은 노을!

목이 터져라~
무릎이 아작 나는 한이 있어도
이럴 땐 방방 뛰어줘야지!
아.. 의자 간격이 왤케 좁냐
방방 뛰려니 불편함.
옆자리 관객 두 분은
복도 쪽으로 나가서
정말 휘저으심.
내 맘도 그대들과 같소...
이문세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얘기들은
내 맘의 위안이 되고
미래의 다짐이 된다.

이문세도 건강하고
나도 건강해서
또 다시 큰 무대에서
꼭 만나게 되길...